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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중 마트 탐방으로 살펴본 나라별 식문화의 차이

by 꿈꾸는좋은사람 2025. 4. 7.

 

해외 여행에서 관광지만 둘러보는 것으로는 그 나라의 진짜 모습을 알기 어렵다. 현지 마트는 그 사회의 일상과 식문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창구이다. 본 글은 여행자가 직접 세계 여러 나라의 마트를 탐방하면서 관찰한 식재료의 다양성, 포장 방식, 진열 구조, 가격 체계, 소비 트렌드 등을 비교해 식문화의 본질을 분석한 글이다. 각 나라의 마트에는 단순히 ‘먹는 것’ 그 이상의 문화가 숨겨져 있으며, 이는 외부인이 쉽게 보지 못하는 생활의 맥락과 연결되어 있다. 이 글을 통해 독자들은 여행지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선을 얻게 될 것이다.

가운데를 중심으로 양옆으로 수많은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고 사람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마트는 그 나라의 식탁을 비추는 창이다

관광 명소는 그 나라의 대표적인 이미지를 전달해주지만, 정작 그 나라 사람들의 실제 생활은 담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다. 반면, 마트는 그 지역 주민들이 매일 찾는 공간으로서, 그들이 무엇을 먹고 어떤 생활을 하는지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다. 마트를 방문하면 그 나라의 주식이 무엇인지, 어떤 조리법이 보편적인지, 계절에 따라 어떤 재료가 소비되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프랑스의 마트에서는 다양한 치즈와 와인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고기의 부위별 분류와 포장이 세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는 프랑스 요리 문화의 섬세함과 직접 조리 중심의 식습관을 반영한다. 반면 일본의 마트는 소포장 제품이 많고, 편의식과 신선식품이 균형 있게 진열되어 있으며, 무엇보다도 계절감이 강조된다. 한국과는 다른 김밥이나 튀김류의 비율이 높아, 일본인의 도시락 중심 식생활을 반영한다. 미국의 마트는 대용량 중심이며, 조리되지 않은 식재료보다 반조리 식품이 널리 퍼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인도에서는 향신료의 종류가 압도적으로 다양하고, 채식 식재료가 주를 이룬다. 이는 힌두교 문화와 채식 중심의 사회 구조를 반영한 결과다.

마트를 통해 각국의 식문화는 단순히 먹는 방식뿐 아니라, 저장 방식, 소비 습관, 사회 구조 등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마트는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 풍경이며, 문화적 탐색의 창으로 기능한다.

 

세계의 마트에서 발견한 식문화의 차이

해외 마트를 탐방하며 실제로 눈에 띄었던 점들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일본**의 경우, 계절을 반영한 진열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봄에는 벚꽃 모양의 과자, 여름에는 냉면류와 오이김치, 가을에는 밤과 고구마 관련 제품이 대거 등장한다. 포장이 깔끔하고 위생적인 것은 물론, 1인분 소포장이 발달해 1인 가구 중심 사회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프랑스의 마트에서는 치즈와 빵이 주력 코너로 구성되어 있으며, 디저트류의 섬세한 진열이 돋보인다. 특히 유제품의 종류가 세분화되어 있어 요구르트 하나만 해도 수십 가지가 있다. 포장에 유기농, 지역 생산 표시가 뚜렷하게 명시되어 있어 소비자의 ‘선택권’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태국은 신선 식재료 중심의 구조로, 살아있는 해산물과 열대과일이 마트 중앙에 배치된다. 로컬 향신료 코너가 따로 있으며, 수입 제품보다 국내산 식재료의 비중이 매우 높다. 이로 인해 진열대에는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보기 어려운 향신료와 식물들이 가득하다.

미국은 반조리, 냉동식품, 시리얼의 천국이다. 생식보다 간편식을 중심으로 한 진열이 주를 이루며, 대형 묶음 구매가 기본이다. 이 구조는 빠른 조리, 실용 중심의 생활 패턴을 반영한다. 또한, 건강식품, 다이어트 전용 제품 코너가 따로 존재할 정도로 체형 관리에 대한 관심도 엿보인다.

독일은 구조가 효율적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자체 브랜드의 가성비 제품들이 매대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채식 식품과 글루텐프리 상품이 많아, 소비자의 다양한 건강 요구를 반영한다. 장바구니 없이 마트를 도는 소비자들도 많고, 계산대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마지막으로 이탈리아는 신선식품과 함께 와인, 파스타, 토마토 소스가 눈에 띄게 잘 진열되어 있다. 마트 자체가 하나의 요리 문화 교실처럼 보일 정도로 식재료 구성이 체계적이며, 포장보다는 원재료 중심의 소비가 많다. 이는 요리를 ‘생활’로 인식하는 문화가 깊이 자리잡은 결과이다.

이러한 관찰을 통해 각국의 마트는 단지 제품을 진열하는 공간을 넘어, 그 사회의 식생활, 경제 구조, 소비자 인식까지 반영하는 살아있는 문화 공간임을 알 수 있다.

 

마트는 곧 문화의 축소판이다

마트는 단순히 식료품을 구매하는 장소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그 나라 사람들의 일상, 가치관, 식습관, 위생 인식, 심지어 계절감까지 모두 담고 있는 하나의 문화적 공간이다. 현지 마트를 방문하면 단순히 ‘무엇을 먹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왜, 얼마나 자주 먹느냐’에 대한 실질적인 단서를 얻게 된다. 이는 단기 여행자가 관광지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깊은 통찰이다. 특히 마트를 통해 발견하는 포장 방식, 진열의 논리, 구매 패턴 등은 그 나라 사회가 추구하는 효율성과 정체성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예를 들어, 일본의 소포장은 섬세한 개인 중심 문화의 반영이며, 프랑스의 지역 특산물 진열은 지역성에 대한 존중을 상징한다. 미국의 대용량 구조는 실용성과 시간 절약을 우선시하는 문화의 상징이고, 태국의 신선 재료 중심 마트는 조리 중심 식생활과 전통적인 시장 문화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처럼 마트는 국가별 문화의 응축된 형태이자, 여행자가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 체험 공간’이다. 다음 여행에서는 기념품을 사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식문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마트에 발을 들여보자. 단 하나의 진열대에서도 그 나라의 정신과 삶이 고스란히 느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