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심장병 가족력이 있으니 어쩔 수 없다”는 말을 흔히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심장질환은 유전적 요인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족력이 있는 경우 스스로의 노력과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위험을 줄이고 건강한 심장을 지킬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심장질환과 유전의 관계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고, 중년 이후 실천 가능한 예방 방법을 심층적으로 안내합니다.
잘못된 상식의 진실
심장질환은 부모나 형제에게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등의 병력이 있으면 발생 위험이 2~3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가족력이 있으면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하고 방심하거나, 반대로 포기해 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족력이 있다는 것은 ‘위험 요인이 하나 더 있다’는 의미일 뿐이며, 질병 발생 여부는 유전과 환경, 생활습관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됩니다. 유전적 소인은 심혈관질환의 일부 원인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콜레스테롤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합성하는 유전적 이상(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고혈압 가족력, 당뇨병 가족력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하지만 이런 소인을 타고났더라도 체중 관리, 운동, 식습관 개선, 금연, 스트레스 관리 등으로 충분히 심혈관질환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발병 시기를 늦출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심장병 발병은 유전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라도 꾸준히 건강을 관리한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발병률이 낮았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유전적 소인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기보다, 이를 경고 신호로 삼고 적극적인 예방 노력을 기울이는 태도입니다.
주요 위험 요인과 조기 징후
심장질환 가족력을 가진 경우 몇 가지 위험 요인과 조기 징후를 더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첫째, 고혈압입니다. 유전적 요인이 있는 경우 젊은 나이부터 고혈압이 나타나기 쉽고, 조기에 혈관 손상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둘째, 고콜레스테롤혈증입니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매우 높고, 젊은 나이부터 동맥경화가 진행됩니다. 가족 중 젊은 나이에 심근경색을 앓은 사람이 있다면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셋째, 당뇨병입니다. 당뇨병 가족력이 있으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배가되며, 숨어 있는 당뇨 전단계를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넷째, 흡연과 음주 습관입니다.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같은 음주, 흡연 습관에도 심혈관 손상이 더 빨리 진행될 수 있습니다. 다섯째, 조기 징후입니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다음과 같은 증상에 더 민감해야 합니다. 가슴의 쥐어짜는 듯한 통증, 호흡곤란, 어깨·목·턱으로 퍼지는 통증, 식은땀, 이유 없는 피로감 등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특히 운동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심장질환 예방을 위한 실천 가능한 방법
가족력이 있더라도 아래와 같은 생활습관 개선과 정기검진을 통해 심장질환을 예방하거나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첫째, 규칙적인 운동입니다.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빠른 걷기, 수영, 자전거)을 실천하고, 주 2회 이상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심장과 혈관을 강화하고 혈압, 콜레스테롤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둘째, 식습관 개선입니다.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은 줄이고, 통곡물, 채소, 과일, 견과류, 생선, 콩류를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합니다. 소금은 하루 5g 이하, 설탕과 정제 탄수화물 섭취도 줄여야 합니다. 셋째, 체중과 복부둘레 관리입니다. 체중의 5~10%만 감량해도 심장병 위험이 크게 낮아집니다. 남성 복부둘레 90cm 이하, 여성은 85cm 이하를 목표로 해야 합니다. 넷째, 금연과 절주입니다. 흡연은 가족력과 결합되면 심장병 발생을 앞당깁니다. 담배는 즉시 끊고, 음주는 하루 1잔 이하로 제한합니다. 다섯째, 스트레스 관리와 수면입니다. 명상, 요가, 취미 활동 등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매일 7시간 이상 숙면을 취해야 합니다. 여섯째, 정기 검진입니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심전도, 경동맥 초음파, CT 등 검진을 통해 조기 이상을 발견하고 전문가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가족력이 있으면 30~40대부터 검진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심장질환은 유전적 요인이 있더라도 얼마든지 예방 가능하며, 가족력은 경각심을 가지고 더 철저한 건강관리를 하라는 신호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운동, 식습관 개선, 금연, 정기검진을 실천하며 건강한 심장을 지켜보세요.